[강론 전문] 미얀마 사도적 순방 “복수하고자 하는 유혹이 있더라도 용서하는 마음을”


              프란치스코 교황의 미얀마-방글라데시 사도적 순방

                           (2017년 11월 26일-12월 2일)

                                      미사 강론

                                쨔이까산 경기장(양곤)

                             2017년 11월 29일, 수요일

 

친애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미얀마어로 인사했다),

저는 이곳에 오기 전부터, (여러분을 만나는) 이 순간을 오랜 시간 기다려 왔습니다. 여러분 가운데 많은 사람들은 먼 곳에서 오셨습니다. 산간 지역에서 오신 분들도 있고, 일부는 도보로 이곳까지 오셨습니다. 저는 여러분의 목소리를 듣고, 여러분에게서 배우기 위해서, 그리고 여러분에게 희망과 위로의 말을 전하기 위해서 순례자로 이곳에 왔습니다.

오늘 제1독서인 다니엘 예언서는 벨사차르 임금과 그의 대신들의 지혜가 얼마나 제한적인지를 우리가 볼 수 있게 도와줍니다. 그들은 “금과 은, 청동과 쇠, 나무와 돌로 된 신들”(다니 5,4)을 찬양하는 방법은 알고 있었지만, 우리의 생명이시고 숨결이신 하느님을 찬양하기 위한 지혜는 지니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다니엘 예언자는 주님의 지혜를 지니고 있었으며, 주님의 위대한 신비들을 해석할 수 있었습니다.

하느님 신비의 결정적인 해석자는 예수님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본인 스스로 하느님의 지혜이십니다(1코린 1,24 참조). 예수님께서는 긴 설교나 세속적이고 정치적인 권력을 크게 과시하지 않으시고 십자가에서 자신의 목숨을 바치심으로써 우리에게 그의 지혜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때로는 우리 자신의 지혜에 의존하는 함정에 빠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진실은 우리가 쉽게 방향감각을 잃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럴 때 우리는 우리 앞에 믿을 수 있는 나침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것은 바로 십자가에 못 박히신 주님이십니다. 십자가 안에서 우리는 하느님에게서 오는 빛으로 우리의 삶을 인도할 수 있는 지혜를 찾습니다.

또한 십자가로부터 치유도 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자신의 상처들을 아버지께 드렸습니다. 그분의 상처로 우리의 병이 나았습니다(1베드 2,24 참조). 모든 치유의 근원인 그리스도의 상처를 발견하는 지혜를 결코 놓치지 마십시오! 저는 미얀마의 많은 사람들이, 눈에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폭력의 상처를 안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유혹은, 제1독서에 나오는 악행에 깊이 빠져 있는 임금처럼, 세속적인 지혜로 이러한 상처에 대처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치유가 분노나 복수에서 올 수 있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복수의 길은 예수님의 길이 아닙니다.

예수님의 길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증오와 배척으로 자신이 수난과 죽음으로 내몰렸을 때, 예수님께서는 용서와 연민으로 대답하셨습니다. 주님께서는 오늘 복음을 통해서, 우리 또한 당신과 마찬가지로 배척과 장애물을 만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지혜(루카 21,15 참조)를 우리에게 주실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주님께서 여기서 말씀하시는 것은 바로 하느님의 사랑을 우리 마음 안에 넣어 주신 성령이십니다(로마 5,5 참조). 예수님께서는 성령의 은사를 통해, 우리 각자가 이 세상의 지혜를 굴복시키는 당신 지혜의 표징이 될 수 있게 해 주시고, 가장 고통스러운 상처까지도 치유해 주시는 당신 자비의 표징이 될 수 있게 해주십니다.

수난이 다가오자 예수님께서는 빵과 포도주의 형상으로 자기 자신을 제자들에게 내어 주셨습니다. 성찬례의 은총 안에서, 우리는 믿음의 눈으로 그분의 몸과 피의 선물을 인식하는 것 뿐 아니라, 그분의 상처 안에서 쉬는 법을 배웁니다. 그곳에서 우리는 모든 죄와 잘못에서 깨끗해집니다.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그리스도의 상처 안으로 피신하여 아버지의 자비의 치유의 향유를 맛보고, 모든 상처와 고통스러운 기억들을 치유할 수 있도록, 그것을 다른 이들에게 가져다 줄 수 있는 힘을 찾읍시다. 이로써, 여러분은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모든 인간의 마음과 모든 공동체를 채울 수 있는 화해와 평화의 충실한 증인이 될 것입니다.

저는 미얀마 교회가 다른 사람들, 특히 가장 어려운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자비인 치유의 향기를 가져다 주기 위해서 이미 많은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아주 제한된 수단으로도, 많은 공동체가 강요하거나 강압하지 않고 권유와 환대 가운데 항상 다른 소수민족들에게 복음을 선포한다는 확실한 신호가 있습니다. 많은 빈곤과 어려움 속에서도, 여러분 가운데 많은 분들이 가난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구체적인 지원을 하며 그들과 연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미얀마 교회는 주교들과 사제들, 그리고 수도자들과 교리교사들을 통해서, 특히 미얀마 가톨릭 카루나 (미얀마 카리타스)의 활동과 교황청 전교기구의 많은 지원 사업을 통해서, 종교나 출신에 상관없이 많은 남녀와 어린이들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저는 여러분의 교회가 살아 있으며, 그리스도께서 여러분의 교회 안에 살아 계시며, 여러분과 함께 하고 계시며, 다른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형제 자매들과 함께 하고 계시 다는 것을 증언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받은 귀중한 지혜와 예수님의 마음에서 흘러 나오는 하느님의 사랑을 다른 이들과 계속해서 나눌 것을 권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지혜를 충만하게 주시길 원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여러분의 가정과 공동체, 그리고 미얀마 지역 사회에 치유와 화해의 씨앗을 심기 위한 여러분의 노력에 보상해 주신다는 점을 확신합니다. 예수님께서 당신 지혜는 그 누구도 반박할 수 없다고(루카 21,15 참조) 말씀하지 않으셨습니까? 용서와 자비에 대한 그분의 메시지는 모든 사람이 받아들이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또 장애물들을 만날 것이라는 논리에 맞서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십자가에서 드러난 예수님의 사랑은, 궁극적으로 멈출 수가 없습니다. 이 사랑은 하느님의 내적 삶과 우리 이웃의 마음을 향해 우리를 정확하게 인도하는 “영적 GPS”와 같습니다.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서는 골고타의 어두운 산에서 당신 아들을 따라가셨고, 우리의 이 세상 여정의 모든 과정에 함께 하십니다. 마지막까지 우리를 사랑하신 예수님의 상처 안에 쉬는 데서 오는 기쁨으로, 가난한 사람들에게 마음속 깊이 자비로우며, 진정한 지혜의 전달자가 될 수 있는 은총을 항상 우리에게 얻어 주시길 성모님께 청합시다.

여러분 모두에게 하느님의 축복을 빕니다! 미얀마 교회에 축복을 빕니다! 하느님께서 당신 평화로 이 땅을 축복하시길 빕니다! 하느님께서 미얀마를 축복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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